


예술작품을 통해 미와 선, 그리고, 인간다움 오랜 소망을 담아 이루어낸 이상을 향한 도전의 공간

정기옥 개인전 - 산레와 둘레에 걸터앉은 공존
김소연 개인전 - 평범한 것의 아우라
2023.05.15 - 2023.05.27
‘산레와둘레에 걸터앉은 공존‘
정기옥의 <공존>은 숭고한 태동의 형태와 존재를 얻기 위해, 원초적 흙을 빚는 행위에서부터 이루어진다.
부드럽고 온화하며 태중의 산도로 절제된 흙의 물성은, 작가의 뒤틀리는 온몸과, 온 손으로 전율되며, ‘쿠타이’ 의 퍼포먼스로 평면 위에 존재를 드러냄을 겸손해 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로 낱알의 모듈들은, 캔버스 위에서 가장 단순하고 간결함으로 밀집된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모든 존재는 남을 떠나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면서 살아간다.”라는 ‘상의 상관성(相依相關性)’의 의미를 <공존>의 평면 위에서 진솔하게 전개시키고있다.
작업 방식을 살펴보면 캔버스 앞면에 물감을 입혀 그림을 그린다는 기존의 회화적 고정관념을 깨고, 화면 뒤에서 앞면으로 안료를 밀어내는 작업 방식인 ’배압법’을모태로 두고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을 통해 얻어진 수많은 작은 입체 큐브 입자들은 우연과 인연이 겹쳐지면서 필연이라는 숙명적 결과를 담담히 수용하며, 작가만의 독자적인 오브제를 통해 추상회화 작업을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공존’은하나 이상의 것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며, 서로 도와서 함께함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은 희미한 무의식의 기억에 묻어나는 시간의 결합체이기도 하며, 자연이나 예술에 담긴 본질이기도 하다.정기옥의 <공존>은, 인간의 숙명이며 공동운명체인 존재를 의미하며, 예민한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려는 데에 미학적 사유를 가지고 있다. 유년의 분지섬봄볕 아래 아지랑이 새싹들이 하나, 둘 세상에 빼꼼히드러내는 모습과, 모내기철 모판에서 수많은 새싹들이 한꺼번에 발하 하는 모습을 기억하게 되었고, 이러한 것들은 <공존>작품의 미니멀한추상회화 작업의 모티브로 가져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현대인들의 삶의 공존’을이해하려는 데에는 작가의 지나온 시간과 경험을 통해 재해석 하게 되기도 하고,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평면의 캔버스 위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며 또 다른 공존의 의미를 찾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공존>의 화두를 가지고 끊임없이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새벽 외길을 걷는 수행자의 걸음과 함께하는 것을 느끼며, 이런 몰입의 집념들은 작가만의 독자적인 추상미술로서의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데에 깊고도 고요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기존에 작업해오던 작업은 수많은 입체 큐브 입자들로 인한 색면추상회화 작업들로 모든 존재의 상의 상관성에 관해 표현한 작업물이였다면, 요즘 새롭게 표현해 본 몇몇 작업에서는, 판화기법의 입체 곡선을 가져다 넣으며 서정성 을 표현해 보았고 감성의 여백이 함께 공존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정기옥의 <공존>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도 기억 저편 분지섬‘산레와둘레에 걸터앉은 그대로의 기억들이고 이야기’이다.
- 정기옥 작가노트 중 -
'자연과 조우하다.'
나에 작업은 자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양한 색채들은 신비로우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의 순환과정을 표현하여 생명력의 정서를 일깨워 편안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였으며 사계절의 피고 지는 생명의 순환과정을 정신적인 가치를 이입시켜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종이죽을 붙이면서 조형적으로 개성있는 미감을 찾고자 했다.
미묘한 변화, 찢겨진 형태, 여러장이 겹치기도 하고 두꺼워진 부분을 긁어내기도 하여 새로운 일루젼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변화들은 새로운 미의식을 나타내며 변화된 형상들을 유화작업으로 마무리하였다. 비움과 채움 사라짐과 생겨남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얼룩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면서 새로운 상상과 연상을 통해 균형을 이룬다. 자신을 비워내는 시간에 주목하면서 마음 속에 수북히 쌓인 낙엽처럼 한 장한장 비워가며 가끔은 자신의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했다. 화면 바탕을 불고 지우고 긁어내면서 어떤 형상을 만드는 방식을 수행으로 생각하면서 정신성을 기반으로 자연을 통한 내적 조화를 추구하고 생명성을 강조하였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인간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는 힘이 예술에 있으며 이것이 곧 내가 작업을 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나에게 예술이란 ‘매일 매일 변화하는 자연’과도 같다. 자연이 끊임없이 변화하듯 나와 내 작품도 조금씩 성장한다. 이를 통해 생명성이 있는 작업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세상의 양면성과 삶 자체를 작품 하나로 정의 할 수는 없지만 자연의 움직임을 생명 에너지로 표현하였고 생명이 지니는 역동성을 비정형성과 같은 속성들에 주목하여 작품으로 형상화하였다. 작업과정에서 단순한 우연성만이 아닌 의도된 우연성과 색과 선들이 화면 구성의 여러 요소로 표현되고 다양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경험과 성찰을 통해 단순한 재현과 모방이 아닌 생명력을 갖는 또 다른 존재로 창조되었다.
- 김소연 작가노트 중 -
